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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FT,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나
    카테고리 없음 2021. 10. 2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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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FT,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나


    1. NFT 열풍

    2021년 3월, 비플이라는 예명을 가진 작가의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라는 디지털 그림이 크리스티 경매에서 6,930만 달러(한화 795억 원)에 낙찰이 된 것을 시작으로 트위터의 창립자인 Jack Dorsey의 첫 트윗 NFT가 290만 달러(한화 33억 원)에 낙찰되었으며, 일론 머스크의 여자친구로 유명한 가수 Grimes의 ‘War Nymph’라는 제목의 디지털 컬렉션 10점은 경매 시작 20분 만에 580만 달러(한화 65억 원)에 전부 낙찰이 되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gif, 메타버스, 게임 캐릭터 등과 같은 대부분의 온라인에서 접할 수 있는 것들이 NFT로 제작되고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NFT의 2021년 상반기 거래액은 24.7억 달러(한화 2조 8,300억 원)를 넘어갔습니다.

    NFT의 열풍은 단순히 컴퓨터 안의 세상에 머무르지 않고 있습니다. Nike에서는 ‘CryptoKicks’라는 서비스를 출시하여 운동화의 소유권을 추적하고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LVMH와 Richemont는 명품의 진위를 증명하기 위해 NFT 서비스인 ‘AURA’를 출시하였습니다. 이렇듯 NFT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여러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1. NFT란?

    NFT(Non Fungible Token)란, 대체 불가능한 토큰입니다.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NFT의 반대편에 있는 ‘FT(Fungible Token)’를 보면 됩니다. 기존의 화폐나 가상화폐들은 대체 가능한(Fungible)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소유한 100원짜리 동전은 다른 사람이 소유한 100원짜리 동전과 동일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일 단위의 1:1 교환이 발생할 경우에는 사실상 교환이 발생하지 않은 것과 다름이 없게 됩니다.

    반면에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고유한 코드 혹은 해시값을 가지게 되어, 각각의 NFT가 고유의 가치를 부여받고 대체 불가능의 성질을 가지게 됩니다. NFT를 발행 (혹은 Minting) 한다는 것은, 블록체인 위에 디지털 자산과 같은 NFT 발행 대상의 메타데이터들이 저장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NFT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프로토콜들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으로는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 프로토콜인 ERC-721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이야기들은 잠시 뒤로 하고, NFT라는 것의 본질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대부분의 창작물의 복제가 쉽게 일어나며, 그 수도 무제한에 가까운데, 이 말은 즉, ‘희소성’을 가지기가 어려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제학적으로 희소성은 재화의 가치에 근간이 되고, 재화의 가치가 존재해야 거래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에 디지털 창작물에도 이 희소성이 생길 수 있다면, 거래가 이루어지게 되고, 디지털 세계 안에서의 독립적인 ‘경제’가 이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NFT는 디지털 세계에서 희소성을 부여하는 기술이자, 디지털 세계 경제 활성화를 위한 시발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1. NFT를 소유한다는 것의 의미

    NFT가 어떤 것인지는 대략 설명이 되었는데, 그렇다면 도대체 NFT를 소유하면 어떤 효용과 가치가 있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거래를 했던 것일까요?

    대부분의 경우, NFT를 소유하더라도, NFT로 발행이 된 자산의 원작/원본 자체에 대한 소장, 혹은 원작/원본의 저작권 및 수익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지는 않습니다 (원작/원본 자체에 대한 거래까지 포괄하는 NFT 시도들이 생겨나고 있기는 합니다). 즉, 디지털 그림이 NFT로 발행되어 A라는 사람에게 팔렸다는 것과, 그 디지털 그림의 원본을 A가 소유한다는 것과 동일한 개념이 아닌 것입니다.

    NFT는 블록체인 상에 저장된 원작/원본이 아닌 그것에 대한 링크 혹은 메타데이터를 소유하게 되는 것이고, 이는 엄밀히 말하면 ‘디지털 증서’ 혹은 ‘디지털 영수증’을 소유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NFT를 소유한다는 것의 의미는, ‘디지털 세계 내에서 무언가를 소유했다고 자랑할 권리’ 정도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NFT의 효용 가치가 도대체 뭐냐?’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요, 여기서는 사람들의 의견이 많이 갈리게 됩니다. A라는 사람이 마이클 잭슨의 친필 사인이 남겨진, 개봉되지 않은 한정판 앨범을 구매했다고 가정을 해본다면, A는 SNS에 사진을 찍어 올리고 자랑을 하고 행복해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 앨범을 뜯어서 직접 듣지는 않기 때문에 그 앨범의 실질적인 효용 가치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만약에 전 세계에서 A라는 사람만 SNS에 사진 찍어 올리고 자랑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하면, A는 사실 실물 앨범 자체를 소유하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닐까요? 정말 먼지 쌓이는 방 안에 평생 뜯어보지 않을 실물 앨범을 두고 있어야 되는 걸까요? 이 부분은 개인마다 생각하기 나름인 영역 같습니다.

    1. NFT는 거품?

    NFT시장의 거래액은 ‘19년 $62M, ‘20년 $250M, ‘21년 상반기 $2,470M으로 매년 엄청난 속도로 증가를 하고 있습니다. ‘20년 말 하루 동안의 거래액은 $0.1M~$0.3M수준이었으나, ‘21년에는 거래액이 급격하게 늘어나서 5월 3일에는 하루 동안의 거래액이 $102M으로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거래액이 급격하게 줄어들어서 5월 19일부터는 매일 $1M~$3M사이의 거래액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5월3일 대비 무려 ‘2%’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그 이유와 배경을 알더라도 이해하기 힘든 수치입니다. 거래액이 아닌 다른 지표도 비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Active wallet의 경우에는 ‘20년 평균적으로 1,000개였으며, ‘21년에는 지속해서 성장하여 ‘21년 5월3일 5,455개로 최대치를 찍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현재까지 Active wallet은 2,000개에서 3,000개 사이로 고점 대비 ‘-40%~-60%’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렇듯 NFT의 거래액과 Active wallet의 수는 모두 5월3일을 기점으로 매우 큰 폭으로 하락하였습니다.

    2021년 초의 폭발적인 성장은 NFT 자체의 Fundamental이 좋아서 보다는, 오히려 몇 가지 요소들이 타이밍 좋게 맞물려서 나타났던 현상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 NFT의 열풍을 주도했던 Driver들은 아래 3가지 정도가 아니었을까 추측합니다.

    1) 이더리움을 포함한 주요 가상화폐들의 가격 폭등

    2) 실생활에서의 value와 application에 대한 challenge를 끊임없이 받던, 블록체인 업계에서의 주도

    3) 수익화의 어려움을 겪던 수많은 디지털 창작자들의 ‘한탕’을 벌고 싶은 욕구

    1. NFT의 한계

    이처럼 NFT 시장의 폭발적인 열풍은 잠시뿐이었고, 현재 NFT 시장은 잠시 거품이 빠진듯한 모습입니다. 이게 NFT의 종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이렇게나 빠르게 시장이 사그라진 데에는 분명 고민해봐야 할 이유들이 있을 텐데, 현재 NFT가 가지는 대표적인 한계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원본 소유 및 저작권 보유 어려움

    2) NFT 자체의 효용과 가치

    3) 실물 자산 취급의 어려움

    4) 가상화폐에 대한 종속성

    5) 환경 이슈

    앞서 언급되었던 것처럼, ‘NFT를 소유하는 것’과 ‘원본 그리고 저작권 등의 권리를 소유하는 것’이 불일치하는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NFT 자체가 가지는 효용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또한 NFT가 가상 자산을 넘어서 실물 자산에도 활용되는 것을 감안하고 만들어진 기술이라고는 하나, 실물 자산에 대해서 활용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NFT가 여러 실물 자산에 활용이 되기 위해서는 소유권을 넘어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이어주는 실질적인 연결고리가 있어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러한 부분이 부재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한 부동산업자가 자신이 팔려고 하는 집과 그 집을 모티브로 한 디지털 작품을 NFT로 만들어서 Opensea에 올렸던 적이 있지만, 아무도 사지 않았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가상의 집인 ‘Mars House’는 512,000달러(한화 약 5억 9,000만 원)에 거래되었습니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르게 NFT 매물에 실물의 집을 포함할 경우에는 팔리지 않았지만, 가상세계의 집 만을 올렸을 때는 팔린 것입니다.

    이 외에도 몇 가지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먼저 현재의 NFT는 이더리움(ETH)과 비트코인(BTC)에 대한 매우 높은 종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Blockchain Research Lab이 올해 6월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NFT의 가격은 BTC에 대해 종속성을 가지며(p-value<0.016), Active wallet의 수는 ETH에 대해 종속성을 가집니다(p-value<0.004). 따라서 가상화폐 시장(큰 시장)이 NFT 시장(작은 시장)을 리드한다고 볼 수 있으며, NFT 자체로의 가치가 매겨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NFT는 ETH와 BTC에 대해 높은 종속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들보다 더 큰 변동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올해 5월의 경우에는 1월에 비해서 Active wallet의 수는 2.5배, NFT 거래량은 1.5배가 오르는 동안에 NFT거래단가는 25배정도가 상승하였습니다. 이는 동기간동안 6배 상승한 이더리움의 변동성에 비해서 NFT거래단가의 변동성이 4배이상 크게 나타난 것입니다.

    또한 NFT에는 환경적인 문제가 따라옵니다. 이더리움 기반(ERC-721)의 NFT에서는 블록체인의 작업 증명(Proof of Work)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데, NFT가 생성되거나 거래가 일어날수록 더 많은 전력 소비량을 요구하게 됩니다. 그리고 높아진 전력 소모량은 화석연료의 사용을 촉진시켜 환경오염을 일으킵니다. 이는 이더리움 기반으로 NFT를 제작할 경우에만 해당하는 사항이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NFT의 92%가 이더리움 기반입니다.

    1. NFT의 가능성과 미래

    위와 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패스트벤처스는 NFT의 미래가 매우 밝다고 생각합니다. NFT는 사람들의 삶에 더 깊숙하게 침투되고, 더 많은 자산들이 NFT로 발행되고 거래되는 세상으로 가는 길은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첫번째는, 계속 언급되었던 NFT 소유와, 원본 및 저작권 소유의 불일치가 해소되는 방향입니다. 디지털 세계에서 자랑할 수 있는 권리도 좋지만, 실제 자산의 원본을 소유하고, 여기에 대한 영수증이 추가로 따라오는 구조가 성립되어야 NFT에 더 많은 자산과 돈이 몰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 블록체인과 NFT 관련 기술의 발전 외에도, (a) 각 자산 유형과 이에 대한 저작권을 관리하는 규제 당국들의 정책 변화 및 NFT에 대한 adoption과, (b) 각 창작자들 혹은 IP holder들의 적극적인 onboarding, 이 두 가지가 필요해 보입니다.

    두번째는, 메타버스의 성장입니다. 조금은 더 미래지향적이고 급격한 변화에 대한 것인데, 사람들이 미래에는 더 많은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실물 세계가 아닌, 디지털 세계, 가상 세계, 혹은 메타버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는 공간에서 쓰게 된다는 대전제에서 시작합니다. 앞서서 계속 언급했던 원본을 소유하지 못하는 문제도 해당 사항이 없어지게 됩니다. 그 이유는, 디지털 자산 혹은 특정 디지털 파일을 컴퓨터 하드에 소장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오히려 중요하지도 않아지고 (이건 어디까지나 실물 세계에서나 중요한 것), 가상 세계에서 해당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랑할 수 있는 모두가 인정하는 징표만 있으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실체로서 설명되지 않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메타버스는 NFT가 보여지고 자랑 될 수 있는 세계관이자 박물관과 같은 곳인데, 아직은 이 박물관을 찾는 사람이 매우 적습니다. 하지만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더 비싼 것들이 거래되고 자랑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즉, 사람들이 메타버스에서 쓰는 시간과 돈이 늘어날수록, 더 많은 디지털 자산들이 NFT로 발행될 것이고, 거래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역으로, 앞서 언급했듯이 NFT는 메타버스의 경제를 이룩하는 뼈대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디지털 자산에 희소성을 부여하고, 거래가 가능한 재화로 만들어주는 역할). 따라서 NFT와 메타버스는 닭과 달걀처럼 서로에게 필수불가결한 관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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