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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분이 식욕이 되지 않게 / 이유주 / 북테이블
    카테고리 없음 2024. 1. 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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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에서 생물학을 공부하고 가톨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의학을 공부했다. 현재 예젤의원에서 비만 및 피부과 진료 중이다.

     

    떡볶이와 샐러드 중 무엇이 살찌는 음식이고 무엇이 살찌지 않는 음식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왜 우리는 살을 빼고 싶어 하면서도 떡볶이의 유혹에 넘어갈까? 그 이유는 바로 식욕 때문이다. 일단 떡볶이가 먹고 싶다는 식욕이 생기면 머릿속에 떡볶이를 먹어야 하는 이유가 끊임없이 떠오른다. 떡볶이를 맛있게 먹고 나서 살이 쪄도 행복하다면 괜찮다. 하지만 떡볶이를 실컷 먹고 나서 후회와 자기 혐오가 밀려와 괴롭다면 괜찮지 않다. 어떤 음식이 당길 때 내가 왜 이 음식을 먹고 싶은지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진짜 다이어트는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우선 식욕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강한 의지로 식욕을 참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 절대로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없다. 기분과 식욕은 공통점이 많다. 분명히 내 것인데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려 하지 말고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꿔야 한다. 내 입에 넣는 음식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단순히 칼로리가 낮은 음식이 아니라 내 식욕을 안정시키고 대사량을 높이는 음식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내 인생의 암흑기는 의학을 공부하던 시절이었다. 우리 학교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시험을 봤다. 한 학년을 마치려면 40번의 시험을 봐야 했고 이 시험 결과를 모아서 낸 성적으로 등수가 정해졌다. 극한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손쉽게 추구할 수 있는 즐거움은 하나였다. 먹는 것. 모든 화살표가 음식을 향했다. 스트레스 받으니 매운 걸 먹고 피곤하니 커피를 마시고 의욕을 차리려 단 것을 먹고 기분이 좋아지고 싶어 술을 마셨다. 몸무게는 최고점을 계속 갱신했다. 신경정신의학과 수업에서 순환기분장애를 배울 때였다. 동기들이 이거 완전히 유주인데 라고 입을 모았다. 순환기분장애는 한마디로 가벼운 조울증이다.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심한 기분 변화를 만성적으로 반복하며 일상적인 활동 중에도 쾌감, 희열감, 우울감, 무력감 등의 다양한 감정을 강하게 경험한다.  기분이 안 좋은 채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어떻게든 기분을 좋아지게 해야 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쇼핑을 하면 잠깐 기분이 나아졌다. 나의 감정기복과 기분 변화는 보통 사람들보다 확실히 심했다. 하지만 방법을 모르니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 막막했다. 나에게는 외모에 대한 강박과 집착이 있었다. 화장하고 머리를 만지고 옷을 차려입는데 매일 많은 시간을 썼다. 편의점에 가도 화장을 했고 시험치는 날에도 고데기로 머리를 말고 나갈 정도였다. 2015년 여름 다이어트 병원에서 처음으로 시험을 했다. 2015년 여름 다이어트 병원에서 처음으로 식욕 억제제를 처방받았다.

    식욕 억제제는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신경기에 작용해 교감신경을 항진시킨다. 긴장하면 잠들지 못하거나 밥을 먹지 못하는 것과 같은 상태를 유발해 식욕을 떨어뜨린다. 식욕 억제제를 먹었더니 밥을 안 먹어도 배가 안 고팠다.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살이 쑥쑥 빠졌다. 부작용도 있었다. 약을 먹으면 손떨림이나 입마름, 두근거림 같은 증상이 생겼다. 신경기에 작용하는 약이라 기분 변화도 심했다. 식욕 억제제를 끊으면 식욕이 미친 듯이 높아지며 요요현상이 유독 심하게 찾아왔다. 아무리 노력해도 식욕을 당해낼 수 없었다. 당연히 도로 살이 쪘다. 식욕 억제제는 내성이 있다. 처음에는 기가 막히게 효과가 좋은데 계속 먹으면 그만큼 효과가 높아진다. 계속 먹으면 그만큼 효과가 나오지 않는다. 그러면 약을 더 세게 써야 하고 약을 늘리다 보면 하루 최대 허용량을 먹게 된다. 그러다 보면 약을 더 이상 늘릴 수 없는데 살은 안 빠지는 지점에 도달한다. 이때부터는 정말 진퇴약난이다. 효과가 없다고 약을 끊으면 살이 더 찐다.


    다음은 탄수화물 중독 체크리스트입니다.

    1. 아침을 많이 먹어도 점심 전에 배고픔을 느낀다.

    2. 밥보다 빵이나 면을 더 좋아한다.

    3. 배가 부르고 속이 더부룩해도 계속 먹는다.

    4. 식사 뒤에 꼭 달콤한 디저트를 찾는다.

    5. 밥을 먹고 난 뒤 식곤증이 심하다.

    6..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뭔가를 먹고 싶을 때가 있다.  

    7. 오후 3시쯤 당이 떨어져 나른하고 집중이 안 된다. 

    8. 과자, 초콜릿, 케이크, 도넛, 마카롱 같은 간식을 주 3회 이상 먹는다. 

    9. 콜라, 과일주스, 이온음료, 달콤한 커피 등 단맛이 나는 음료를 좋아한다. 

    10. 다이어트를 위해 식이 조절을 하려 해도 3일을 넘기기 어렵다. 해당 사항이 0에서 3개면 정상, 4개에서 5개까지면 탄수화물 중독 위험군, 6개 이상이면 탄수화물 중독이라고 볼 수 있다.


    나는 10가지 모두에 해당했다. 잘 차려진 한정식보다 짜파게티 한 그릇이 훨씬 맛있었다. 하지만 딱 한 가지 무시하기 어려운 부작용이 있었다. 바로 탄수화물을 먹으면 너무너무 졸린다는 사실이었다. 안 그래도 잠이 부족한데 밥을 먹고 나면 기절할 것처럼 잠이 쏟아져 버티기 힘들었다. 수술방에서 깜빡 잠들어 기구를 떨어뜨릴 지경으로 서서도 잠들고 눈을 뜨고도 잠들어버리니 위험하기까지 했다. 밥을 안 먹으면 배가 고파 힘들고 밥을 먹으면 졸려서 미칠 듯이 힘들고 이래도 저래도 힘든 상황에서 내 해결법은 밥을 빨리 먹고 조금이라도 눈을 붙이자 였다. 식사는 엉망인데다 운동도 싫어하니 체력이 나날이 떨어져갔다. 게다가 일할 때 무거운 레이저 장비를 반복적으로 들어야 해서 만성적인 어깨와 손목 통증에 시달렸다. 도수치료를 받으며 근근히 버텼는데 도수치료 선생님이 운동으로 근력을 키워야 낫는 통증이라고 하셨다. 다이어트고 뭐고 아프면 일을 할 수 없고 돈도 벌 수 없으니 다시 한번 운동에 도전했다.

    운동과 스트레칭만으로도 컨디션이 한결 나아졌다. 일주일에 두세번씩 먹던 떡볶이는 너무나 그리웠다. 보디 프로필을 찍은 뒤에 먹을 음식의 목록까지 미리 작성해 두었다. 두 달 동안 6kg을 감량해 보디 프로필 촬영 당일 체중은 47kg에 체지방률은 16%까지 내려갔다. 촬영 후 집에 오자마자 두 달 동안 벼르고 벼렀던 신전떡볶이를 시켰다. 그런데 먹으면 먹을수록... 기대와 달리 그저 그랬다. 무심코 그렇게 먹고 싶던 게 고작 고추장의 떡밖에 없는 음식이라고 라는 생각을 하고 깜짝 놀랐다.


    두 달 동안 챙겨 먹었던 단백질 과 지방 식이섬유가 골고루 섞인 풍성하고 담백한 맛과 식감에 비교 하니 떡볶이는 너무나도 단조로운 음식이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지독한 탄수화물 중독에서 해방된 것이다. 열심히 운동하고 다양한 음식을 맛있게 먹었던 경험과 기억으로 입맛이 조금씩 달라진 덕분이었다. 보디 프로필을 촬영한 후 일주일 만에 10kg 가까이 찌는 사람도 많다. 다이어트를 하는 동안 먹어야 하는 음식과 실제로 먹고 싶은 음식 간의 괴리가 커질수록 다이어트 가 끝난 후 폭식할 가능성이 높아 진다. 다이어트는 일종의 훈련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동안 내 몸에 새롭게 장착할 생활양식을 찾고 또 익혀 몸에 배게 해야 한다. 다이어트는 몸무게를 줄인 뒤 유지 하는 것이 관건이다. 언제 다이어트를 하며 먹는 음식이 다이어트가 끝나기만 하면 쳐다보지도 않을 음식인가 그렇다면 잘못된 다이어트다.


    스트레스를 받아 부정적인 기분이 들면 식욕이 폭발하면서 달고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잔뜩 먹고 싶어 진다. 이런 음식을 먹고 나면 식욕을 조절 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자책하고 자괴감이 들면서 다시 기분이 나빠 진다. 기분이 나빠지면 더욱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 된다. 이렇게 악순환은 반복된다. 몸과 마음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마음을 바꾸려면 몸을 바꿔야 한다. 반대로 몸을 바꾸고 싶다면 마음을 바꿔야 한다. 무조건 덜 먹고 더 움직이려고 만 할 것이 아니라 기분과 식욕을 조절 하는 방법을 먼저 찾아야 한다. 몸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은 먹는 음식을 바꾸는 것이다. 어떤 음식을 언제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몸에서 분비되는 호르몬과 효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식욕은 기분에 따라서도 좌우되지만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서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매운 떡볶이를 먹으면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진다. 떡볶이라는 음식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은 식욕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식욕을 폭발하게 하지 않는 음식을 섭취하면 식욕이 가라앉으며 자극적인 음식에 대한 욕망도 줄어든다.

    내 사촌 여동생은 유명한 먹방 유튜버 였다..
    어렸을 때부터 먹는 것을 좋아해 복스럽고 맛있게 잘 먹더니 적성을 살려 먹방 유튜버로 활동하며 매주 두세 편씩 콘텐츠를 촬영했다.  구독자들은 사촌 동생이 식탁 가득 푸짐하게 음식을 차려놓고 입 안 가득 채워 꿀떡꿀떡 삼키는 모습을 좋아했다. 초콜릿 디저트 편을 촬영할 때는 초콜릿 케이크, 초콜릿 마카롱, 초콜릿 아이스크림, 초콜릿 과자, 초콜릿 빵, 초콜릿 찹쌀떡, 초콜릿 우유를 한가득 차려놓고 한 번에 다 먹었다. 사촌 동생은 촬영 전날 저녁부터 음식을 먹지 않았다. 간헐적 단식이라도 해야 살이 덜 찔 것 같았고 배 속이 비어있어야 그 많은 음식을 덜 힘들게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촌 동생은 촬영이 끝나면 소화제 와 흡수 억제제를 먹고 그 뒤로 도 한참을 굶었다. 스케줄 때문에 하루에 두 편 촬영하는 날에는 정말 힘들어했다. 촬영하다 보면 음식이 금세 식어 딱딱해졌지만 맛있어서 못 견디 겠다는 듯이 먹어야 했다. 사촌 동생의 체중은 점점 늘었고 턱에 살이 붙은 것 같다는 댓글도 달렸다. 

    사촌 동생은 먹방을 계속하며 더 살찌지 않으려면 평소에 굶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굶다가 한 번 입이 터지면 촬영이 아니어도 폭식을 거듭했다. 결국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아무 이유 없이 식은 땀을 흘리고 자고 일어나면 얼굴이 터질 듯이 부어 아침과 저녁 얼굴이 아예 달랐다. 생리통이 심해져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다. 1년이 지나자 몸무게가 15kg 이상 늘어 70kg이 되었다. 사촌 동생은 돈 때문에 건강을 잃 겠다는 생각에 결국 먹방 유튜버를 그만뒀다.


    사촌 동생은 원래 잘 웃고 밝은 성격이었다. 그런데 점점 우울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자기 인생이 너무 불행하다고 했다. 감정기복도 심해져 방금 전까지 웃다가도 어느새인가 눈물을 줄줄 흘렸다. 자기도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는데 그냥 눈물이 난다고 했다. 아주 사소한 일에도 심하게 화를 내 길거리에서 누군가와 부딪치기라도 하면 시비가 붙어 싸울 정도였다. 식욕부터 기분까지 모든 것이 너무 과격하고 극단적이었다. 사촌 동생은 섭식장애 증상을 알고 있었다.


    섭식장애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맛난 음식을 마음껏 먹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다. 그런데 그 행동이 자신을 불행으로 몰고 간다. 단순히 살쪄서 불행한 게 아니다. 먹는 것을 조절하지 못한다는 죄책감 에 자기 비하와 자기 혐오를 계속 하는 동안 자존감마저 떨어진다. 이렇게 기분이 안 좋아지면 또다시 뭔가를 먹고 싶어진다. 다이어트를 하는데 점점 더 불행 해진다면 잘못된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음은 섭식장애 진단표입니다. 

    1. 폭식한다. 폭식이란 약 2시간 이내에 일정한 시간 동안 다른 사람보다 분명하게 아주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것이다. 

    2. 폭식하는 동안 먹는 양을 조절하는 능력을 상실했다고 느낀다. 

    3. 폭식하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4. 폭식할 때 평소보다 음식을 지나치게 빨리 먹거나 불쾌할 정도로 배가 부를 때까지 먹는다. 

    5. 많이 먹는 것이 창피해서 혼자 먹는다. 

    6. 폭식한 뒤 살이 찔까 봐 금식하거나 과도하게 운동한다. 

    7. 폭식한 뒤 목구멍에 손가락을 넣어 구토를 시도한 적이 있다. 

    8. 폭식한 뒤 흡수 억제제 설사약 인효제 등의 약물을 복용한다. 

    9. 위에 나열한 행동을 3개월간 주 2회 이상 반복한다. 

    10. 폭식 후 자신을 역겨워하고 우울감과 죄책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 이 목록은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섭식장애 진단 시 사용하는 진단 기준이다.
    1, 2번 항목을 포함하여 해당 사항이 많을수록 폭식장애 또는 신경성 폭식증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1944년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굶주림이 인체 대사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36명의 남성이 자원하여 1년 동안 미네소타 대학교 축구 경기장 안에 격리된 상태로 실험 대상이 되었다. 이들은 처음 12주 동안에는 일반적인 식생활로 하루 평균 3,200kcal를 섭취 하며 육체노동을 했다. 다음 24주 동안에는 육체노동은 그대로 하며 1,500kcal만을 섭취했다. 이렇게 섭취연량을 제한하자 몸무게 가 최대 25%까지 줄어들었고 기초 대사량은 연구 시작 시점에 비해 50%나 줄어들었다..
    인체가 굶주림에 적응하고 생존하기 위해 심장 박동과 호흡, 체온을 낮추며 기초 대사량을 줄인 결과 였다.  문제는 다시 정상적으로 3,200kcal로 섭취연량을 늘린 후였다. 참가자 전원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연구 참가 전보다 몸무게 가 늘었는데 빠진 근육은 되돌아 오지 않고 체지방만 늘어났다. 연구진은 굶주리는 동안 낮아진 기초 대사량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연구진은 이 실험을 통해 몸에 들어오는 에너지가 줄어들면 뇌가 기초 대사량을 줄여 사용하는 에너지를 아낀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한마디로 먹는 것을 줄여 다이어트 를 하면 쉽게 살찌는 체질이 된다. 몸 며칠 몇 주 동안에는 몸무게 가 줄어들지 몰라도 다이어트를 멈추는 순간 무서운 속도로 되돌아 온다. 뇌가 현재 상황을 매우 부적절한 위기 상황으로 인식해 어떻게든 원래 상태로 되돌리려 하기 때문 이다. 그러면 기초 대사량이 떨어지고 식욕이 솟구치며 온종일 음식 생각 만 하게 된다. 이렇게 잘못된 다이어트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

    미국 듀쿠 대학교의 진화 인류학자 허먼 폰처는 탄자니아의 하드자 족과 도시인이 소비하는 에너지 량을 10년 동안 비교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하드자 족은 구석기 시대의 수렵 채집 생활을 유지하는 부족으로 매일 10km를 걷는다. 하루에 대부분을 앉아서 생활하는 사무직 직장인보다 이들의 신체 활동량이 명백히 많다. 그러나 하드자 족과 사무직 직장 인이 소비하는 에너지 량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운동을 통해 억지로 에너지를 쓰려고 해도 신진대사로 쓰는 에너지 량 이 줄어들면 제자리 걸음이다. 단순히 신체 활동을 늘린다고 해서 우리 몸이 소비하는 전체 에너지 량이 늘어나지는 않는다.


    지방 흡입 수술로 내 몸에 있던 20kg의 지방 중 5kg을 제거했다고 치자 내 몸은 사라진 5kg을 되돌려 놓기 위해 식욕을 폭발시키고 대사를 떨어뜨린다. 수술받은 부위는 지방세포 숫자가 줄어들어 지방이 커지는 정도가 덜하지만 대신 다른 부위의 지방 세포가 굉장히 커진다..


    지방 흡입 수술 후 체형이 바뀌 었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복부 지방 흡입 수술을 받으면 허벅지에 살이 찌고 팔뚝에 지방 흡입 수술을 받으면 복부에 살이 찌는 시기다. 그러면 복부에 다시 지방 흡입 수술 을 받으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는데 생각지도 못한 곳까지 살 찌는 결과를 불러온다. 목돌미가 두둑해지고 손목과 손가락 까지 두꺼워지는 사람도 있었다. 음식을 적게 먹고 운동으로 에너지를 태우며 억지로 체지방을 없애려 하면 뇌는 기근이 왔다고 생각하고 체지방을 더 채우려 한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 올바른 음식과 생활습관을 통해 에너지를 애써 저장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면 뇌는 신진대사를 높여 먹는 족족 에너지를 활활 태워버린다. 기초대사량이 높아져 체온이 올라가고 기운이 넘치며 면역력과 생식능력까지 좋아진다.

    소아응급실에서 인턴으로 일할 때 나의 필수품은 뽀로로 비타민이었다. 아이들은 병원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의사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겁에 질려 있었다. 이때 뽀로로 비타민을 내밀며 말하면 곧 울음을 그쳤다. 좀 치사하긴 하지만 잘 먹히는 방법이다. 이렇게 음식에는 위로, 보상, 칭찬의 의미가 있다. 우리가 음식을 대하는 태도는 어린아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음식은 여전히 위로, 보상, 칭찬, 격려, 응원 등의 감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상황과 감정에 따라 음식이 먹고 싶을 때 느끼는 식욕을 흔히 가짜 식욕이라고 한다. 사실 나는 가짜 식욕이라는 말을 아주 싫어한다. 음식을 배고플 때만 먹으며 자란 사람은 없다. 누구나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이유로 음식을 먹으며 자라고 그 기억은 모두 뇌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우리 뇌는 배고플 때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이유로 식욕이 생기게끔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가짜 식욕도 뇌의 신경 회로가 만들어내는 참기 힘든 욕구다. 즉, 가짜 식욕이야말로 진짜 식욕이다. 99.9%의 의사가 아직도 식단으로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운동으로 칼로리 소비를 늘리면 무조건 살이 빠진다고 믿는다. 의사들은 내가 어떤 음식을 왜 먹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올바른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식욕을 이해해야 한다.  식욕과 맞서 싸우지 말고 식욕을 충족시키고 달래주어야 한다. 억누르려고 하지 말고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조절해야 한다. 나는 왜 과식하는가의 저자 브라이언 완싱크에 따르면 사람은 음식과 관련된 선택을 하루 평균 221번 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우리가 음식을 선택하고 언제 무엇을 얼마나 먹을지 결정한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음식이 생긴다. 한 번 먹고 싶다는 생각에 꽂히면 그 음식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내가 주체적으로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이 주는 쾌락에 끌려다니게 된다. 음식은 내가 먹고 싶으면 먹고 먹기 싫으면 안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음식에 질질 끌려다니지 않고 살을 빼기 위해서는 음식과 식욕을 대하는 나의 감정과 태도부터 달라져야 한다.

    다음에 체크리스트에 예 라고 대답한 질문이 많을수록 기분이 식욕이 되기 쉬운 상태다. 

     

    기분과 식욕의 관계성 체크리스트 

    1. 기분이 안 좋을 때 찾는 특정한 음식이 있는가?

     2. 기분에 따라 음식 선택에 영향을 받는가? 

    3. 기분에 따라 음식을 먹는 양이 달라지는가? 

    4. 마음이 허전하거나 심심할 때 음식을 먹고 싶어지는가? 

    5. 주변 분위기에 따라 음식을 먹는 양이 달라지는가? 

    6. 음식을 먹는 것이 삶의 유일한 낙이라고 생각하는가? 

     

    먹는 것 외에도 감정을 바꾸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내가 쓰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시각 귀여운 영상이나 밑도 끝도 없이 웃긴 영상 시청하기 

    초를 태우며 불빛 바라보기 

    모래 시계에 모래가 떨어지는 것 바라보기 

    후각 좋아하는 향수 뿌리기 아로마 오일 바르기 

    룸 스프레이 뿌리기 향초 태우기 청각 지금 기분과 아예 다른 분위기의 음악 듣기

    차분한 자연의 소리 듣기 촉각 강아지 쓰다듬기 머리 빗기

    손 씻고 핸드크림 바르기 따뜻한 물로 샤워하기 마사지 받기

     

    몸을 직접 움직이는 자극도 꽤 도움이 된다.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거나 산책 하기, 소리내어 노래 부르기, 손을 움직여 글을 쓰거나 그림 그리기 등도 감정을 환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기분이 나아 지면 잘 된 일이고 여전히 나아지지 않는다면 무언가를 먹어도 된다.  

    열받으면 먹을 것부터 찾는 사람이 되는 것만큼은 막을 수 있다. 기분이 안 좋다 음식을 먹는다 사이에 연결고리를 끊음으로써 뇌의 자동화 프로그램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강렬한 식욕은 며칠 동안 물을 마시지 못했을 때 느끼는 갈증과 강도가 비슷하다고 한다. 먹고 싶어 미칠 것만 같은 식욕은 누구라도 참기 힘들다. 미쳐 날뛰는 식욕에 정면으로 맞서면 반드시 실패한다. 식욕이 무슨 나쁜 의도가 있어 나를 괴롭히겠는가. 세상에 나쁜 식욕은 없다. 식욕은 길들이기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적극적인 음식이 넘쳐나고 스트레스 가 심한 우리 사회는 식욕이 사납 고 버릇없어지기에 딱 좋은 환경 이다. 식욕을 잔뜩 사납게 만들어 놓고 무작정 식단과 운동을 시도하면 무조건 실패한다. 사나운 강아지에게 조용히 하라고 말로만 윽박지르는 것과 같다. 이렇게 해서는 식욕의 기세를 꺾을 수 없다. 식욕을 다시 정상적인 상태로 운순하게 길들이는 것이 먼저다.


    나는 언제 먹고 싶다고 느낄까 상황과 원인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배가 고파서 먹고 싶다. 흔히 이것을 진짜 식욕이라고 한다. 배가 텅 빈 느낌을 받고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며 먹고 싶다고 느끼는 것을 말한다.
    배가 불러도 먹고 싶다.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더 먹고 싶다 고 느끼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쾌락과 관련이 있다.
    기분에 따라 먹고 싶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눈에 보이는 아무거나 먹어 치우려고 한다. 우울할 때나 심심할 때도 맛있는 게 먹고 싶다. 기쁜 일이 있을 때도 성대하게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컨디션에 따라 먹고 싶다. 피곤하거나 어지럽거나 집중력 이 떨어지면 음식이 먹고 싶어질 수 있다. 여성이라면 생리할 무렵 단 것이 강렬하게 당기기도 한다.
    살이 빠지면 먹고 싶다. 다이어트를 시작한 후 처음 며칠 이나 몇 주는 비교적 수월하게 살을 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어느 정도 살이 빠 지고 나면 정체기가 찾아온다. 온종일 음식 생각만 날 정도로 식욕 이 높아지고 몸의 기운도 없어진다..
    이렇게 살이 빠질 때 식욕이 높아지는 것은 우리 몸의 항상성과 관련이 있다.  항상성이란 몸의 상태를 늘 일정한 범위 내로 유지하려는 성질이다. 몸무게에도 항상성이 있다. 몸무게의 항상성을 뛰어넘을 방법을 찾지 못하면 요요현상 때문에 원래 몸무게로 다시 돌아온다. 배가 고파지면 음식을 먹을 이유와 명분을 자꾸만 찾는다. 배고플 때 위에서 분비되는 그렐린 이라는 호르몬 때문이다. 그렐린은 위장관이 텅 비었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그렐린은 뇌의 시상하부에 전달되어 배고픔을 느끼게 하고 무언가를 먹고 싶게 만든다. 그렐린이 많이 분비될수록 우리 뇌는 몸이 굶주리는 기근 상태로 인식하기 때문에 기초 대사량이 떨어지고 음식을 안 먹는 만큼 에너지를 아낀다. 음식을 덜 먹어봤자 몸에서 그만큼 에너지를 더 아끼기 때문에 살은 잘 빠지지 않는다. 제대로 안 먹어 변비에 걸릴 확률만 아주 높아진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필요한 만큼만 영양분을 섭취하고 식사를 끝내는 기술이다.


    배고픔과 혼동되는 감각을 구별하자. 몸에 수분이 부족하면 배고픈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조금씩 꾸준히 물이나 차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너무 빨리 배가 꺼지는 음식이 무엇인지 파악하자. 음식마다 배부른 상태가 유지되는 시간이 다르다. 탄수화물은 빨리 배부르고 빨리 배가 꺼지는 대표적인 성분이다. 단백질과 지방은 비교적 오랫동안 배부른 상태를 유지한다. 식이섬유도 오랫동안 포만감을 준다. 식사에 채소를 꼭 포함해야 하는 이유다.
    가공식품은 조절 능력이 쌓이기 전까지 가급적 피하자. 가공식품은 중독성이 있어 배가 불러도 계속 먹게 된다. 게다가 설탕이나 밀가루가 많이 들어간 음식은 배부름이 덜 느껴진다. 이런 음식은 다른 음식보다 양을 조절하기가 훨씬 어렵다.

    일정한 시간에 음식을 먹자. 우리는 정해진 식사 시간에 다다르면 좀 더 배고픔을 느낀다. 매일 12시에 점심 식사를 했다면 우리 뇌는 그 시간을 기억하고 음식을 먹을 준비를 한다. 왜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식욕을 느끼는지 이해하려면 도파민을 알아야 한다. 도파민은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 전달 물질로 쾌락, 보상, 만족감 등과 관련이 있다..


    도파민의 작용은 좀 복잡하고 묘하다.  배고플 때 맛있는 음식을 보면 실제로 먹지 않고 보기만 해도 도파민이 분비된다. 도파민의 임무는 어떤 행동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추진력을 내는 것이다. 음식을 먹기 전에 지금 눈앞에 있는 음식에 집중하게 하기 위해 도파민이 분비된다. 도파민 분비를 자극하는 대표적인 것이 쇼핑이다. 멋진 물건을 보고 이건 꼭 사야 해 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범인은 바로 도파민이다. 도파민은 사람을 혹하게 만든다. 왠지 꼭 먹어야 할 것 같고 꼭 사야 할 것 같고 꼭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스마트폰 속 다양한 앱도 도파민을 분비하도록 만들어졌다. 도파민 자체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도파민은 뇌의 보상 시스템의 일부로 뇌의 보상 시스템은 말 그대로 행동에 따른 보상을 받았다고 느끼게 하는 시스템이다. 1954년 미국의 신경과학자 제임스 올즈와 피터 밀러는 쥐에게 도파민 분비를 차단하는 실험을 했다. 도파민이 사라진 쥐들은 삶의 의지도 사라졌다. 이 쥐들은 배고파도 먹지 않았고 성행위도 하지 않는 등 그 무엇도 하려고 하지 않았다. 갈증이 나도 물을 마시지 않아 결국 며칠 뒤 탈수로 죽었다. 문제는 현대 사회에 먹을 것이 지나치게 넘쳐난다는 점이다. 어딜 가든 먹으라는 유혹이 손을 뻗기에 도파민이 시키는 대로 따라다간 필요 이상으로 많은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다. 의지력으로 식욕을 참으려 하기보다는 도파민 분비를 잠재우는 전략이 더 효과적이다.


    시각적인 자극만 제거해도 도파민을 잠재울 수 있다. 어떤 음식은 보기만 해도 식욕이 자극된다. 시각적인 자극만 제거해도 도파민 분비가 줄어들어 식욕을 온순하게 가라앉힐 수 있다. 대체 행동에는 먹는 것만 있지 않다. 양치질, 샤워, 가벼운 산책, 친구와 전화 등이 의외로 효과가 좋다. 시작하기 어렵지 않고,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집중하게 되는 행동이라면 무엇이라도 좋다.
    갑자기 눈앞에 멧돼지가 나타나면 싸우거나 도망가야 한다. 이를 투쟁 도피 반응이라고 한다.


    스트레스 대응 시스템은 이런 상황에 최적화되어 있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고 몸이 최대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코르티솔 호르몬이 분비된다.  코르티솔이 분비되면 순간적으로 뇌와 근육에 에너지가 몰려 심장이 더 세게 뛰고 호흡이 빨라지며 혈액과 산소를 더 빠르게 공급한다. 까딱하면 죽을지도 모르는 마당이니 소화, 생식, 면역 등 급하지 않은 기능의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은 잠시 미룬다. 멧돼지와의 승부는 길어봤자 5분이면 끝나고 다시 평화가 찾아온다. 뇌의 스트레스 대응 시스템은 이렇듯 생사를 결정짓는 5분의 비상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받는 스트레스는 5분 만에 끝나지도 않고 근육을 써서 해결할 수 없는 정신적 스트레스이며 며칠, 몇 달, 몇 년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우리 몸에서는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가 조화를 이룬다. 교감신경계는 뇌와 우리 몸의 장기를 연결한다. 스트레스 상황이 감지되면 뇌는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한다. 심장박동과 호흡이 빨라지고 소화기관, 생식기관, 면역기관은 뇌와 근육에 에너지를 양보한다. 이것이 바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가 안 되고 성욕이 감퇴하며 면역력이 떨어지는 이유다. 스트레스가 없는 평소에 우리 몸은 부교감신경계의 지배를 따른다. 부교감신경계는 몸을 편안하고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하기에 심장박동과 호흡이 깊고 느리며 안정적이다. 교감신경계는 아주 잠깐씩만 활성화되어야 균형이 맞다. 그러나 요즘처럼 스트레스가 많은 사회에서는 교감신경계가 자주 활성화된다. 근본적으로 스트레스를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스트레스 조절법 1. 깊고 느린 심호흡은 부작용이 없는 항불안제.


    뇌에는 스트레스를 감지하고 이에 반응하는 편도체라는 영역이 있다. 편도체의 활성도가 높으면 더 쉽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이렇게 스트레스에 취약한 뇌를 가졌다고 해서 희망이 없지는 않다. 뇌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신경가소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어도 뇌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편도체가 나대지 않도록 뇌를 바꾸는 훈련을 하면 쉽게 스트레스 받지 않는 강철멘탈을 가질 수 있다.


    강철멘탈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호흡과 명상이다. 그런 뻔한 걸로 뭐가 달라지느냐고? 달라진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마음이 진정되는 깊고 느린 호흡법 60초만 눈을 감고 깊고 느리게 호흡해보자. 먼저 남아있는 숨을 모두 내뱉는다. 15초에 걸쳐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뱉는다. 5초 동안 숨을 들이쉬고 5초 동안 멈추었다가 5초 동안 내뱉는다. 

    이런 방식으로 호흡을 4번 반복한다. 변화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면 10번까지 반복해도 좋다. 이 호흡을 통해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달라진다. 교감신경계는 호흡을 빠르고 얕아지게 하는데 내 의지로 깊고 느리게 호흡해서 교감신경계의 스위치를 끌 수 있다. 나는 스트레스로 초조하고 불안할 때면 약을 먹어서라도 이런 느낌에서 벗어나고 싶다 하고 생각할 때가 많았다. 지금은 약을 먹는 셈치고 눈을 감은 뒤 1, 2분간 심호흡을 한다. 호흡이 느려지면 심장박동도 안정을 찾는다. 깊고 느린 심호흡은 언제 어디서나 공짜로 복용할 수 있는 나만의 항불안제다.
    스트레스 조절법 2. 1분으로 시작하는 명상 명상의 기본은 나를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이다. 지금 상태 그대로 눈을 감고 스스로를 관찰한다.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관찰하고 그대로 흘려보낸다. 처음부터 오래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1분으로 가볍게 시작하면 된다.

    누구는 구석기 시대에 고기를 주로 먹었다고 주장하며 육식을 해야 한다고 한다. 또 누구는 고기를 먹으면 심장질환과 암발병 위험이 커진다고 한다. 누구는 과일을 먹으면 몸에 좋다고 하고 누구는 과당 때문에 과일도 먹으면 안 된다고 한다. 한쪽에서는 우유가 완전 식품이라며 찬양하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우유가 송아지를 위한 것이기에 인간이 소화할 수 없고 알레르기 등의 면역 문제를 일으킨다고 한다. 이렇게 상반된 의견이 공존하는 이유는 식품의 산업화 때문이다. 식품에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우유가 몸에 안 좋다고 하면 낭농업계에 비상이 걸린다. 그러면 전 세계를 샅샅이 뒤져 우유를 먹고 장수하는 집단을 찾아낸다. 누군가 설탕이 몸에 안 좋다고 하면 설탕협회가 가만히 있지 않는다.


    설탕이 문제가 아니라 지방이 문제라는 연구 결과를 얻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후원한다.  1960년대 미국에서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하며 설탕과 지방 중 무엇이 심장질환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1968년 설탕협회는 설탕과 심장 건강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프로젝트 259 연구를 후원했다. 그러나 설탕을 섭취한 쥐들이 동맥 경화뿐만 아니라 방광암 발병 확률도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자 자금 후원을 중단하고 연구를 종식시켰다. 이 사실은 50년이 지난 2017년에야 캘리포니아 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연구진이 폭로했다.


    생선은 단백질과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 지방산이 풍부해 몸에 좋은 음식이다. 그러나 중금속 오염, 미세 플라스틱이라는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는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의 공급원이다. 그러나 항생제를 투여하며 키웠다면 우리 몸에 호르몬을 교란할 위험이 있다. 햄, 소시지 등의 가공육은 가공 과정에서 첨가되는 발색제 때문에 세계보건기구에서 1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과일과 채소에는 농약 문제가 있고, 유통과정에서 곰팡이 독서가 생길 수 있다.
    혹자는 그렇게 치면 아무것도 먹을 게 없으니 피곤하게 따지지 말고 아무거나 먹으라고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양과 빈도다. 모든 음식에는 장단점이 있다. 마음 놓고 먹어도 되는 음식은 없다. 아무 음식도 믿지 말고 아무도 믿지 말고 가능한 한 다양하게 먹어라.

    지구상의 모든 동물 중 인간의 서식지가 가장 넓다. 동물들이 쉽게 서식지를 옮기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정해진 음식만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미밖에 먹을 줄 모르는 개미핥기와 달리 우리는 세상의 거의 모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잡식동물이다. 음식에 대한 선호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우리는 성인이 될 때까지 약 3만 3천 가지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관련된 경험을 한다고 한다. 이런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특정한 음식을 좋아하거나 싫어하게 된다. 잡식동물인 인간이 좋아하는 음식 과 싫어하는 음식은 언제든지 달라 질 가능성이 있다. 어떤 음식이든 맛과 영향에서 장단점 이 있다..


    폭넓게 음식을 먹을수록 우리에게는 선택지가 많아진다.  마인드풀 이란 현재 순간에 집중 하여 감정 생각 신체 감각을 오롯이 느끼고 수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인드풀 이팅은 식사에 집중하며 음식을 먹는 행위에서 오는 신체 감각 감정 생각을 자각하는 식사법 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식단과 운동 없이 마인드풀 이팅만으로 과체중인 실험 참가자의 86%가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고 한다. 그리고 마인드풀 이팅은 스트레스 성 폭식을 조절하는 데 탁월한 효과 가 있다.


    마인드풀 이팅 실천법 

    1. 음식을 먹기 전에 충분히 관찰한다. 

    2. 지금 나의 몸과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체크한다. 

    3. 음식을 입에 넣고 천천히 씹으며 풍미를 느낀다. 

    4. 지금 입안에 든 음식을 음미한 뒤 다음 한 입을 먹는다. 

    5. 음식을 먹을 때마다 내 몸과 마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핀다. 

    6. 음식을 먹으며 TV나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다. 

    7. 음식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일일일식이라는 책이 주목받으며 식사를 하루 한 끼로 제한하고 한 끼만큼은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는 식사법이 유행했다. 하지만 태국의 승려들을 보면 잘못된 간헐적 단식은 오히려 비만을 유발 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태국 승려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오전 6시부터 정오까지 하루에 한 끼만 먹는다.

    그런데 35만 명의 승려 중 48% 이상이 과체중이나 비만이라고 한다. 당뇨 고혈압 관절념을 앓는 사례 가 속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반적인 식습관을 가진 태국 남성보다 비만율이 훨씬 높다. 태국 승려들은 매일 아침 6시에 탁발로 음식이나 물건을 공양받는다. 독실한 불교 신자인 태국인들은 승려들에게 가장 맛있는 음식을 주고자 기름지거나 달고 자극적인 음식을 제공하는 경향이 있다. 승려들은 받은 음식을 남김없이 먹는다. 정오 이후 아무 음식도 먹을 수 없지만 음료수는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인도들이 주스나 탄산음료 등을 제공하고 승려들은 이 음료를 마신다. 이러한 식습관은 간헐적 단식이 아니라 간헐적 폭식과 지속적 가당 음료 섭취라고 불러야 한다. 이는 음식을 먹는 시간만 제한하고 음식의 질에는 신경 쓰지 않는 잘못된 간헐적 단식이다..


    움직임이 적을수록 뇌의 기능도 떨어진다.  어린 멍게에는 원시적인 형태의 뇌와 신경계가 있다. 어린 멍게는 바닷속을 돌아다니 며 정착할 곳을 찾는다. 그러다 한 곳에 정착하기로 결정 하면 더 이상 움직일 필요가 없어지 는데 이때 멍게는 자신의 뇌를 먹어 치워버린다. 더 이상 에너지를 들여 뇌와 신경계 를 운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움직일 필요가 없으면 뇌도 존재 할 필요가 없다. 멍게의 뇌는 멍게의 움직임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우울증에 그 어떤 약물 치료보다 운동이 효과적인 이유도 바로 이와 같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의 뇌는 기능 이 둔화된다. 기능을 치료하려면 뇌가 활발히 움직이도록 만들어야 한다. 뇌를 익다의 저자이자 신경심리학자인 프레데리케 파브리티우스에 따르면 우리 뇌는 보상이 곧 주어질 것이 확실하지 않다면 대부분의 변화를 위협으로 인지하도록 진화적으로 길들었다고 한다. 뇌는 새로운 행동을 경계하고 거부감을 느낀다. 우리가 좋은 행동 필요한 행동이라고 머리로는 알지만 하기 싫은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뇌는 어떤 행동에서 만족감을 얻으면 그 행동을 좋아하고 다음번에도 반복하려 한다. 과식 음주 흡연 sns는 모두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고 나쁜 결과는 나중에 서서히 나타난다. 반면 건강한 식단 운동 독서 영어 공부와 같은 좋은 습관들은 당장 눈에 보이는 보상은 없고 바라는 결과는 천천히 나타난다.



    디저트에 성공하려면 비장한 각오와 절박한 마음 완벽한 계획은 갖다 버리고 지금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1. 어제보다 조금 더 천천히 씹어먹기

    2. 지난주보다 샐러드 한 끼 더 먹기

    3. 달콤한 음료 대신 차 물 마시기 다이어트는 어려운 도전이다. 어려운 도전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작은 행동을 해내고 나면 성취감이 들고 그 성취감이 다음 행동을 하는 동력이 된다. 지금까지 기분이 식욕이 되지 않게 읽어드렸습니다. 지금부터는 제 얘기입니다..


    사람은 살기 위해 먹는 것일까요 아니면 먹기 위해 사는 것일까요 물론 먹기 위해 산다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먹는 것이 삶의 목표가 아닌 분이 더 많지 않을까 합니다.  저의 식사 원칙 중에 하나가 식욕 대신 허기로 먹기입니다. 입 대신 배로 먹기라고도 합니다. 이 책에도 나와 있지만 우리 뇌의 도파민 덕분에 그리고 먹을 게 너무나도 많은 지금 시대 덕분에 우리는 배부를 때를 제외하곤 아니 심지어 배부를 때도 수많은 먹을 것들의 유혹을 받습니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먹고 싶다는 욕구가 일어나는 것이죠. 건강하게 살기 위한 간단한 방법 이 식욕 대신 허기로 먹기입니다. 무언가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내가 지금 배가 고픈 것인지 아니면 그저 먹고 싶다는 식욕이 발생한 것인지 생각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배가 고파서 실제로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며 허기가 질 때 먹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무언가가 먹고 싶은 식욕이 발생할 때 가만히 살펴보면 배는 전혀 고프지 않은데 그저 무언가 를 먹고 싶은 욕구만 있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기분과 감정이 자극하는 식욕이죠. 오로지 배를 위해서 먹겠다 즉 허기를 느낄 때만 식사를 하겠다고 원칙을 정하면 그걸 기준으로 삼아 무언가가 먹고 싶은 욕구가 일어날 때 실제로 먹을 것인지 말 것인지 쉽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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